달랏은 베트남에서 독특한 건축미를 가장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건축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감성과 실험성이 공존하는 여행지입니다.
항나 게스트하우스 – 상상력의 집, 건축 예술의 집약체
항나 게스트하우스(Hang Nga Guesthouse)는 ‘크레이지 하우스(Crazy House)’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달랏의 대표적 건축 명소입니다. 이곳은 일반적인 게스트하우스나 호텔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건축을 예술로 확장시킨 체험형 건축 공간입니다. 이 건물은 베트남의 여성 건축가 당비엣응아(Dang Viet Nga)가 설계했으며, 안토니 가우디, 살바도르 달리, 황금빛 동화 속 숲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적 곡선과 환상적인 형태가 특징입니다. 외벽에는 동물, 나무, 뿌리, 동굴 등이 건물 구조와 하나가 되어 얽혀 있고, 내부 방마다 주제와 콘셉트가 다르며 각 방이 마치 하나의 조각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설계 의도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며, 실제로 건물은 곡선과 곡면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벽과 바닥의 구분이 모호한 신비한 공간 경험을 제공합니다. 건축학도나 디자인 전공자, 예술을 사랑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달랏의 아이콘입니다.
구식 프렌치 빌라와 식민지풍 건축의 흔적
달랏은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지 시기에 개발된 고산 휴양지로, 당시 프랑스 건축가들이 세운 프렌치 빌라와 유럽풍 건물들이 도시 전역에 퍼져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달랏 기차역(Dalat Railway Station)은 아르데코와 프랑스풍 시골 건축이 결합된 대표적인 예로, 세 개의 뾰족한 삼각 지붕이 인상적이며 내부의 빈티지 목재 인테리어는 고풍스럽고 고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현재는 열차가 일부만 운행되지만, 역사 내부는 공개되어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거나 열차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습니다. 또한 달랏 중심가에는 1920~30년대에 지어진 작은 저택과 예배당, 학교 건물들이 아직 남아 있어 도시 전체가 야외 건축 박물관처럼 느껴집니다. 신식과 구식 건축이 섞여 있는 이 독특한 공간미는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소한 길거리도 영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배경이 됩니다.
달랏 대성당 – 로마네스크와 고딕이 공존하는 공간
달랏 대성당(성 니콜라오 성당)은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세워진 대표적인 종교 건축물로, 1931년에 착공되어 1942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외형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구조에 고딕 요소가 가미된 형태이며, 높이 솟은 종탑과 붉은색 지붕, 아치형 창문, 십자가 꼭대기 장식 등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정문에서 바라보는 종탑의 실루엣은 파리의 소도시 성당을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건축미를 자랑합니다. 내부는 비교적 소박하지만, 채광창에서 들어오는 빛과 아치형 천장이 조화를 이루며 고요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대성당 주변에는 고풍스러운 나무와 작은 분수가 있어 건축적 풍경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건축을 전공하지 않아도 이곳에 서면 시간이 멈춘 듯한 고전 건축의 품위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오전 이른 시간이나 해질 무렵의 노을 속 대성당은 건축사진 애호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촬영 타임입니다.
린프억 사원 – 유리 모자이크로 완성된 기하학적 절경
린프억 사원(Linh Phuoc Pagoda)은 달랏에서 약 8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불교 사찰로, 건축적으로는 유리, 도자기, 파편 타일을 이용한 모자이크 구조물로 유명합니다. 사원의 외관은 전통적인 베트남 사원 양식과 함께, 수천 개의 유리 파편으로 정교하게 장식된 벽과 지붕이 압도적인 시각 효과를 선사합니다. 특히 49미터 길이의 용 조각은 맥주병 파편만으로 만들어졌고, 중앙 법당과 7층 탑은 모두 다른 패턴과 도안으로 꾸며져 있어 건축 미술이 극한으로 표현된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부에는 대형 불상, 천상의 벽화, 고전 베트남 양식이 혼합되어 있어 건축을 예술로 풀어낸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기하학, 색채 구성, 공간 활용 등 건축의 모든 요소를 감각적으로 표현한 린프억 사원은 전통과 현대 건축의 융합을 가장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건축 애호가라면 놓쳐서는 안 될 장소입니다.
달랏은 건축적 영감을 주는 도시다
달랏은 단순한 자연경관의 도시가 아닙니다. 항나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해 프랑스 식민지풍 건축, 대성당, 사찰에 이르기까지 도시 전체가 건축적 실험과 역사가 공존하는 무대입니다. 건축을 사랑하는 여행자라면 달랏은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이자 살아 있는 구조물입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깊이가 달라지는, 특별한 건축 여행지. 그 이름이 바로 달랏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