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커피의 대표는 ‘로부스타’와 ‘아라비카’라는 두 가지 주요 품종 중 하나 또는 둘을 혼합하여 만들어집니다. 특히 베트남은 로부스타의 세계적인 생산지로 유명하지만, 최근 아라비카 재배도 증가하면서 커피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품종의 원두, 특징, 맛의 차이, 그리고 베트남에서의 재배 환경과 지역에 대해 알아봅니다.
로부스타 원두: 베트남의 대표 커피
로부스타(Coffea canephora)는 베트남 커피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품종입니다. 베트남은 전 세계 로부스타 커피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며, 이는 세계 1위 수준입니다. 로부스타는 주로 해발 600m 이하의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병해충에 강하고 생산성이 높아 대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로부스타의 맛은 강한 쓴맛과 깊은 바디감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인 드립커피나 아메리카노보다는 더 묵직하고 거친 느낌을 주며, 카페인 함량도 아라비카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이 때문에 로부스타 커피는 에너지 부스터처럼 각성 효과가 뛰어나며,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커피향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합니다.
베트남에서는 주로 ‘다크 로스트’ 방식으로 강하게 볶아 진한 풍미를 강조하며, 연유와 함께 마시는 ‘카페 쓰어다’ 또는 ‘블랙 아이스 커피’ 스타일로 소비됩니다. 로부스타는 그 자체로 마시는 경우도 있지만, 블렌딩 원두로도 널리 활용되어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커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라비카 원두: 향미 중심의 고급 커피
아라비카(Coffea arabica)는 로부스타보다 훨씬 섬세한 맛과 향을 가진 품종입니다. 아라비카는 주로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기온과 습도, 토양 등 환경에 매우 민감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재배가 까다롭고 수확량도 적지만, 품질은 훨씬 높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아라비카는 산미가 도는 복합적인 향미와 부드러운 바디감으로 유명합니다. 플로럴, 시트러스, 초콜릿, 견과류 등 다양한 테이스팅 노트가 가능하며, 싱글 오리진 커피나 고급 스페셜티 커피에 주로 사용됩니다. 카페인이 로부스타보다 낮아 부담 없이 마시기에도 좋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중앙 고원지대에 위치한 다락(Da Lat), 바오록(Bao Loc) 등에서 아라비카가 재배되며, 최근에는 품질 향상을 위한 유기농 재배나 워시드 프로세싱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특히 다락 지역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향미 발현에 유리한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어 아라비카 품종의 품질이 점점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커피 생산지와 품종별 특징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로부스타 강국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아라비카의 품질 개선과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생산지를 품종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로부스타: 주로 중남부의 람동(Lam Dong), 지아라이(Gia Lai), 닥락(Dak Lak)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넓은 평야와 기계화된 재배방식으로 대량 생산이 이루어지며, 대부분 수출용입니다. 베트남의 대형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원두도 이 지역에서 주로 나옵니다.
아라비카: 고도가 높은 다락, 바오록, 꽝찌(Quang Tri) 지역 등에서 재배됩니다. 수작업이 많고 품질 중심의 소량 생산이 이루어지며, 로컬 브랜드나 해외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겨냥한 생산이 활발합니다. 특히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장이 늘어나면서, 친환경 커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두 품종을 혼합한 ‘블렌딩 커피’도 인기가 많습니다. 로부스타의 쓴맛과 카페인, 아라비카의 향미와 부드러움을 조화롭게 섞어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방식입니다. 국내외 많은 카페들이 이 방식을 채택해 베트남 커피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요약
로부스타는 강렬한 맛과 높은 카페인, 아라비카는 풍부한 향미와 부드러운 바디감으로 각각의 장점을 지닌 커피 품종입니다. 베트남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생산하며 세계 커피 시장에서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원두 종류와 생산지를 확인하며 나만의 커피 취향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