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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무술 빈쑤안 체험기

by hopeandjoy 2025.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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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전통 무술 빈쑤안(Vovinam)은 베트남의 역사와 철학이 담긴 무예입니다. 이 글에서는 빈쑤안의 유래, 기술, 체험 방법까지 자세히 소개합니다.

 

빈쑤안을 수련 중인 두 사람이 대련중이다
빈쑤안으로 대련중인 두 수련자

 

빈쑤안을 직접 체험하다

 베트남을 떠올릴 때 대부분은 맛있는 음식이나 활기찬 야시장,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먼저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베트남에는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전통 문화가 다채롭게 존재하며, 그중 하나가 바로 전통 무술 ‘빈쑤안(Vovinam, 보비남)’이다. 빈쑤안은 단순한 스포츠나 전투기술을 넘어, 민족의 자부심과 철학이 담긴 베트남 고유의 무예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 식민 지배 시기였던 1938년, 응우옌 럭(Nguyễn Lộc, 응우옌 록)이라는 무술가가 서양 격투술과 동양 무예를 융합해 만든 이 무술은, 단순한 방어를 넘어 자기 수련, 인격 도야, 민족적 정체성을 함양하는 수단으로 발전하였다. 처음 접했을 때는 일본의 가라테나 한국의 태권도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빈쑤안이 지닌 독특한 철학과 기술 체계가 돋보였다. 특히 맨손 기술과 무기술, 낙법, 격투 기술 등이 균형 잡히게 구성되어 있어 단기간 체험으로도 베트남 무술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오늘날 베트남 전역에는 빈쑤안을 가르치는 도장이 존재하며, 일부는 외국인을 위한 단기 체험 수업도 마련되어 있어 여행자들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빈쑤안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지, 여행자로서 어떤 방식으로 이 전통 무예를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려 한다. 문화체험의 일환으로 무술을 경험하는 것은 단순한 이국적 흥미를 넘어, 그 나라의 정신과 몸짓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이 된다. 베트남 여행을 보다 입체적으로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빈쑤안은 분명 새로운 자극이자 깊은 인상을 남길 체험이 될 것이다.

 

유래와 기술 체계

 빈쑤안은 20세기 초, 식민 지배로 인해 민족 정체성이 흔들리던 베트남에서 독립과 자긍심 회복을 위한 문화운동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창시자인 응우옌 록은 당시 프랑스 무술, 중국 무술, 일본의 무도, 인도의 요가까지 연구한 후, 이를 베트남 전통 무예의 흐름과 접목하여 하나의 체계로 정립했다. ‘빈쑤안 비엣 보 다오(Vovinam Việt Võ Đạo)’라는 이름은 '베트남의 무도'라는 뜻으로, 단순히 싸움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인격 수양과 민족성 회복을 지향한다는 철학을 내포한다. 기술적으로는 맨손 격투, 무기술, 낙법, 방어기술, 체력훈련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낙법은 빈쑤안의 핵심으로,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부상 없이 착지하는 기술이 매우 정교하게 훈련된다. 이는 베트남 전통의 유연한 움직임과 신체 조절 능력에 기반하고 있어, 다른 무술과 차별되는 지점이다. 맨손 격투는 주먹, 팔꿈치, 무릎, 발차기를 활용한 복합기술이며, 방어와 반격이 동시에 이뤄지는 '부드러운 힘'의 흐름을 중시한다. 태권도의 직선적 공격과 유사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중심 이동과 타격 리듬이 훨씬 유동적이며 동작 간 연결이 매우 유려하다. 무기술 또한 독특하다. 목봉, 짧은 막대기, 칼, 창, 낫 등 다양한 무기를 활용한 기술이 전수되며, 무기는 단순한 공격 도구가 아니라 몸의 연장선으로 여겨진다. 특히 칼과 짧은 봉을 사용하는 동작은 민첩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요구하며, 수련자는 이를 통해 집중력과 예리한 판단력을 동시에 단련할 수 있다. 빈쑤안은 또한 명상과 호흡법을 중요시한다. 무술 수련이 신체 단련뿐 아니라 내면의 평정심을 기르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수련 전후로 간단한 명상이나 호흡 조절 훈련이 병행된다. 벨트 체계 또한 존재한다. 노란색 띠를 기본으로 하며, 레벨에 따라 파란색, 빨간색, 검은색 띠로 승급하게 된다. 각 단계마다 심사가 존재하며, 일정 수준의 기량을 입증해야만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 이런 구조는 전통적인 무도 방식과 유사하나, 베트남적 감성과 공동체 중심 교육 방식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해외에도 현재 약 60개국에 빈쑤안 협회가 있으며, 유럽과 북미에서는 대학교나 커뮤니티 센터를 중심으로 이 무예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빈쑤안이 단순한 전통을 넘어서 세계화된 무예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다.

 

여행자 입장에서의 체험법

 베트남 여행 중 빈쑤안을 체험하고자 한다면 생각보다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 주요 도시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1일 또는 단기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며, 일부 도장은 영어 통역이 가능한 강사나 안내 자료를 제공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무술 체험 센터 또는 커뮤니티 센터에서 진행하는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보통 1~2시간 정도 진행되며, 간단한 복장만 준비하면 참가 가능하다. 수업은 기본적으로 빈쑤안의 역사 소개, 기본 자세 익히기, 간단한 기술 동작 실습, 낙법 체험, 명상 또는 호흡 조절로 구성된다. 체험용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숙련도를 요구하지 않으며, 초보자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다만, 기본적인 체력은 어느 정도 요구되며 특히 낙법이나 발차기 체험 시에는 강사의 안내를 철저히 따라야 한다. 체험 도중 촬영이 허용되는 경우도 많아, 특별한 여행 기록으로 남기기에도 적합하다. 체험 장소 중 특히 추천할 만한 곳은 호찌민의 ‘빈쑤안 비엣 보 다오 센터(Vovinam Việt Võ Đạo Center)’이다. 외국인 대상 워크숍과 정규 수업이 분리되어 있으며, 사전 예약만 하면 단기 수련도 가능하다. 하노이의 국립체육대학교 부설 무예관에서도 전통무술 체험 과정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곳은 전문 지도자 자격을 가진 강사진이 있어 좀 더 깊이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다낭이나 후에 등 중부 지역에서도 지역 커뮤니티와 연계한 민속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무예와 함께 전통 공연, 음악, 복식 체험까지 함께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여행자가 빈쑤안 체험을 통해 얻는 것은 단순히 ‘운동을 해봤다’는 경험을 넘어선다. 베트남인의 몸짓과 정신을 이해하는 시간, 베트남이 왜 이 무예를 소중히 여기는지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이 함께 동반된다. 특히 평소 무술이나 체육활동에 관심이 있던 이들에게는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매우 독특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수련이 끝난 후 받는 간단한 인증서나 수련복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여행 기념품이 된다.

 

베트남을 온몸으로 느끼는 문화 체험

 여행은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진정한 여행은 그 나라의 언어, 음악, 음식, 몸짓까지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완성된다. 그런 의미에서 빈쑤안은 베트남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완벽한 도구라 할 수 있다. 특히 전통 무술을 통해 베트남인들의 정신과 역사, 신체 표현 방식까지 배우게 되면, 이 나라에 대한 이해도는 훨씬 깊어진다. 빈쑤안은 강인함과 유연함, 공격과 방어, 정신과 육체가 균형을 이루는 철학을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그 철학은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삶의 태도이자 미학이기도 하다. 여행자 입장에서 빈쑤안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새로운 문화 체험의 장이 된다. 현대화된 도시 속에서 고요한 무술 체험은 여행의 리듬을 조절해주고, 다채로운 색채 속에 감춰진 베트남의 본질적인 가치를 조용히 일깨워준다. 나아가 체험 후 느끼는 성취감은 여느 관광 명소에서 찍은 사진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게 마련이다. 또한 베트남인들과 함께 훈련하고, 웃고, 호흡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현지 문화와 사람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물론 체험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문화적 차이, 언어 장벽, 체력의 부담 등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은 오히려 진짜 여행의 맛을 살려주는 양념과도 같다. 빈쑤안은 그 자체로 예술이며 철학이고, 그것을 잠깐이라도 직접 경험한 사람은 그 나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배가된다. 베트남을 조금 더 깊이 알고 싶다면, 그리고 여행이 단순한 스냅 사진이 아닌 인생의 장면으로 남기를 바란다면, 빈쑤안 체험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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